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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세상이 멈추었던 그때 이후.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보자 먹었던 마음 같은건 꺼내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이야기나누고싶은 그림책들도 간간이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어찌 꺼낼 수 있었겠나...

그리고는 어느덧 시간이 흘러가고, 또 일상이 찾아왔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지만,

이젠 나도 정신을 차리고 나의 일상을 다듬고 걸음을 내딛어야지...

 

 

어떤 그림책으로 다시 시작해볼까...

그래, 이건 어떨까.

 

『똥떡』(이춘희 글, 박지훈 그림, 2011, 사파리)

 

 

 

"끄~응

똥아, 똥아, 느림보 똥아!

빨리빨리 나와라."

 

옛날 시골집 뒷간에 앉아 똥을 누는 준호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이야기도, 그림도 술술 잘 읽혀지는 옛날이야기같은 느낌이다.

 

똥통에 빠진 준호를 씻겨주는 엄마에게 할머니가 말한다.

"똥통에 빠진 아이는 일찍 죽는다는데..."

그 말을 듣고선 할머니와 엄마는 쌀을 불리고 팥을 삶아 정성스럽게 액막이 떡을 빚는다.

   

 

빚은 떡을 뒷간 앞에 두고는 뒷간귀신에게 제를 지내는데,

홀연히 나타난 뒷간귀신 앞에서 준호는 벌벌 떨면서도 저를 살려달라, 곧잘 빈다.

 

 

나이만큼 똥떡을 먹고난 준호에게 동네사람들에게 '똥떡~똥떡~' 소리치며 나눠주러 가고,

동네사람들은 "준호가 복떡을 가져왔구나"하며 반긴다.

 

 

『똥떡』은 그 이야기 자체로 재미있다.

뒷간귀신이 무서울법도 하지만, 다섯살 딸래미는 의외로 그리 무서워하지도 않았고,

준호가 "뒷간 귀신님, 똥떡 드셨으니... 저 좀... 살..려..주세요"하며 비는 장면에서

감정이입해 같이 빌기도 하고,

똥떡~똥떡~하며 동네사람들에게 나눠줄 때에는 저도 같이 신나게 외친다.

 

 

어린 시절, 부실한 널판지 가운데 사각구멍이 항상 나를 불안하게 했던 시골할머니댁 푸세식변소에 가본적은 있지만,

똥떡이란건 이 그림책으로 처음 알게 됐다.

그래서 친정엄마께 여쭤봤더니,

그 없던 시절에도 동네에서 아이가 똥통에 빠지면 떡을 만들어 제를 지내고 나눠먹는 일을 했단다.

 

좀 궁금해졌다. 왜 굳이 똥떡을 만들어서 나눠먹었을까?

검색하다 아래의 글을 보고 아~ 그렇구나, 생각이 들었다.

(cf. 자세한 내용은 여기 ===> "똥떡을 아시나요?" http://blog.daum.net/sjh9535/285)

 

어린아이가 똥통에 빠지면 놀라고 수치스럽고 공포스러워서

변소가는 일에 대해 커다란 두려움을 갖게 되면서 변소갈 때마다 트라우마가 증폭된다.

이때, 똥떡을 정성스레 만들어 제를 올리고 아이가 동네에 나눠주게 되면,

없던 시절에 간식거리를 받아든 이웃들은 아이에게 덕담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면서,

똥통에 빠진 황당한 경험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극복하게 되고, 다음날 다시 변소에 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똥떡이 변소에 빠진 아이의 불안, 수치, 공포를 치유하는

놀라운 트라우마 치료 메커니즘 이었던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자신이 경험한 현실을 외면하거나 없었던 일로 애써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마주보게 하는 것이라며.

 

충분히 납득되는 해석이다.

옛날 사람들의 미신이 알고보면 생활의 다양한 지혜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똥떡도 충분히 그런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어릴 때 나를 잡아먹을듯하던 똥통을 내려다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그 트라우마도 이해되고,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도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살면서 누구나 인생의 고비를 겪게 되지만,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기도 하고 극복되기도 한다.

 

나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트라우마는 전혀 예상치못하는 순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때, 더 크고 무겁게 나를 괴롭혔다.

그 경험, 그 순간을 나의 트라우마라고 인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또 인정한 때로부터 짧지않은 시간동안 파도처럼 나를 덮쳤지만,

그 괴로웠던 순간을 피하지않고 마주보면서 계속 소리냈었다.

반복된 몸부림 후, 어느 순간 마음 속의 태풍이 잦아들었다.

 

 

...그래, 그러고보니 그런 때가 있었네.

어느새 지나간 일이 되고 아무렇지 않게 꺼내놓을 수도 있게 되는거지.

 

지금 갑갑한 마음도 "똥떡~똥떡~" 하다보면 언젠간 괜찮아지겠지...?!

 

 

 

 

그림책 소개하기 두번째는
표지 그림만으로 나를 홀딱 반하게 만든 그림책!

장수탕 선녀님』(백희나, 2012, 책읽는곰)

쭈그렁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그렇지만 '순박한 우리 할머니' 이런 식의 할머니는 아니다.

(이게 더 마음에 든다. 할머니가 얼마나 다양한 모습인데, 미디어에서는 할머니들을 천편일률적 모습으로 만들기 십상이니;)

뽕짝스럽게(?) 화장을 했지만 뭔가 도도한 눈빛의 소유자!
어릴 때 들은 동화속의 선녀는 나무꾼이 반할 정도의 미모와 몸매를 가졌지만, 장수탕에서 만난 선녀님은 그렇게 아리땁지도, 결코 젊지도 않은 할머니 선녀이다.

배경은 동네의 허름한 목욕탕.

'덕지'가 불만이듯 큰길가에 멋진 스파랜드를 놔두고 덕지 엄마는 굳이 '아주아주 오래된 목욕탕'인 장수탕에 간다.

덕지는 여느 때처럼 냉탕에서 놀거나, 때를 민 댓가(?)로 요구르트를 얻어먹을 생각으로 큰 기대없이 가는데, 거기에서 이상한 선녀할머니를 만난다.

그때부터 목욕탕은 즐거운 곳으로 변신!

아이들이나 노는 냉탕에서 선녀할머니는 덕지와 함께 신나게 논다.

자기와 함께 놀고, 냉탕에서 노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할머니를 만나서 덕지는 얼마나 신이 났을까?!

결국 덕지는 힘들게 쟁취한 요구르트까지 기꺼이 양보할 정도로^^ 할머니에게 매료되었다ㅎㅎ

냉탕에서 선녀할머니와 신나게 놀던 덕지는 결국 감기에 걸린다.

감기에 걸린 덕지에게 밤중에 선녀할머니가 나타나 머리를 어루만져주고, 앓고난 덕지는 한뼘 더 자라보인다.


글쎄... 무엇이 진짜인지는 모른다.

엄마의 손길을 할머니의 손길로 느낀건지, 아님 덕지의 꿈 속에 있었던 일인지, 진짜 선녀할머니였는지... 하지만 굳이 뭐가 진짜였는지 가릴 필요는 없으니까^^





이 책은 백희나 작가의 작품이다.
백희나 작가는 사실 구름빵으로 유명하다.

구름빵으로 떼돈을 벌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출판사와 계약을 잘못해 구름빵의 각종 활용물로 생기는 이익은 모두 출판사의 것이라지;;
그런 일을 겪고나서 변했던건지 모르겠지만, 백희나 작가의 작품 중에는 구름빵보다 그 이후의 다른 작품들이 훨씬 좋다.

난 백희나 작가의 팬이다.
단, 구름빵은 제외.

'구름빵을 먹고 하늘을 난다'는 상상력과 표현력은 뛰어나지만, 그 속에 담겨진 가족의 모습이 목에 턱 걸린다. 4인 가족이 기본이고, 엄마는 살림을 하고, 아빠는 출근하는 모습.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배우는데,
그림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티비든 다양성의 미덕이라곤 없이 주구장창 소위 '4인 정상가족'의 고정된 성역할을 보여준다.
그런걸로 배우니 엄마는 '집에서 노는 사람'이 되고, 아빠는 '회사다니느라 같이 못놀아주는 사람'이 되는것이다.

거기에서 엄마들의 죄책감(직장맘들은 직장에 나가서 못돌봐준다는 생각, 전업맘들은 전업인데도 제대로 못돌봐준다는 생각)도 비롯되는거고.

잠시 샛길로 빠졌네;;

다시 돌아가자면 백희나 작가는 다양한 소재로 표현을 한다.

때론 그림으로, 때론 인형으로, 때론 주변 환경이나 설치물까지 동원하여 세심하게 표현을 해내는데, 인물들의 표정을 보면 진짜 무릎을 탁 칠 정도이다.

『장수탕 선녀님』에서도 이 표현력은 기가 막히게 발휘된다.

장수탕 카운터에 앉아있는, 손님이 오는 것에 크게 관심없어보이는 할머니,

돈 아끼려고 오래가는 꼬불꼬불하게 착 달라붙은 '아줌마 파마'를 한 것이 분명해보이는 덕지 엄마,

목욕탕 안에 앉아있지만 고고하게(?) 짙은 화장을 한 선녀 할머니,

뭔가 싼티나 보이는 목욕탕 배경 그림^^;


그 표현의 정점엔 인물들의 몸매가 있다.

목욕탕이다보니 절반이 누드인데~^^

덕지엄마의 일자허리, 덕지의 올챙이배, 선녀할머니의 축 늘어진 턱살, 배까지 내려간 가슴, 울룩불룩한 뱃살을 보고 있자면,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그리고 한쪽 한쪽 넘길 때마다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덕지의 표정과 몸짓들 -


옷갈아입을 때 빨리 안벗고 TV에 눈길이 가는 모습,(왠지 엄마의 "빨리 안벗어~?!"라는 음성지원이 될 것만 같은ㅎㅎ)

탕에 들어가느라 '27번 열쇠 끈'으로 묶은 머리,

선녀할머니와 혼신의 힘을 다해 노는 표정,

탕에 들어가 때를 불리느라 달아오른 얼굴,

눈물이 나려는걸 꾹 참아가며 엄마에게 등을 맡기고 체념한듯한 표정까지...(아, 저 고운 꽃분홍 때밀이 침대와 '때'는 정말이지 최고봉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 재미나고 정감이 간다.



『장수탕 선녀님』을 보며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나는 어릴 때 목욕탕 가는걸 싫어했다.

목욕탕 특유의 습하고 더운 공기가 정말 갑갑했다.

어른들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안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그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때를 불려야하는 것도 싫었고,

엄마가 이태리 타월로 빡빡 문질러 때를 벗겨주는 것도 아파서 싫었다.

그래서 엄마가 혼내는 것도 아랑곳하지않고 냉탕에서 줄창 놀거나, 목욕 후에 사주는 우유 하나로 위안을 삼곤 했다.

이 책은 그런 정서를 그대로 담았다.

요즘에도 아이들은 냉탕에서 주로 놀고, 다섯살짜리 딸도 요구르트나 초코우유같은 걸 얻어먹는 재미로 목욕탕에 따라가는걸 보면, 내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목욕탕은 비슷한 곳이겠지.

그런 정서를 특유의 유쾌한 표현력으로 유감없이 표출해놓은 책이다.

왠지 우리 딸에게도 저렇게 신나게 함께놀 선녀할머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읽어줄 때마다 스스로 하나씩 발견하면서 책에 더 정을 붙이게 된다.

우리 딸은 첨엔 덕지의 표정이나 내가 읽어주는 감탄사(덕지가 얘기하는 식이라 감탄사가 많다)를 함께 따라하느라 재미있어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나중엔 폭포수 아래서 선녀할머니의 처진 머리를 보고 웃고,

"요...요구룽?"이라는 말을 꼭 따라하고,

덕지가 가지고 있는 인형을 발견해 얘기해주고...

그러면서 책에 더 정을 붙이게 된 것 같다.

그림책은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롭게 쌓인다.

덕지가 장수탕에서 선녀할머니와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게 되는 것처럼.

참, 한가지 더!

백희나 작가의 작품은 그 만드는 과정을 블로그에 올려둬서 숨은 이야기를 더 꺼내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이 책 역시 '도움준 곳 - 계동 중앙탕, 대흥동 크로바대중사우나'라는 책정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목욕탕에 직접 가서 이리저리 설치하고 찍은 과정이 그녀의 블로그에 올라와있으니 한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http://storybowl.com/archives/3202)

푸석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몇달간을 돌아보자면...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참 기특한 일이다.

 

열달 내내 했던 입덧과 출산으로 잊고 있었는데,

그림책을 읽을 때, 그리고 좋은 그림책을 누군가에게 소개해줄 때 

난 항상 즐거웠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림책 포스팅을 하나씩 시작해보련다.

 

몸에도 마음에도 봄을 준비해볼까...

이런 나에게 처음 생각나는 그림책은 바로 이것!

 

 

<코를 킁킁>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려요."로 시작하는 내용답게

이 책은 온통 흑백으로 되어 있다.

내리는 눈, 눈으로 뒤덮인 숲속은 모두 하얀색,

나무와, 겨울잠을 자는 들쥐, 곰, 달팽이, 다람쥐, 마르모트... 숲속의 모든 이들은 모두 검은색과 회색으로.

 

어쩌면 그래서 아이들이 처음엔 큰 호감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림책의 가장 큰 재미는,

읽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감동과 흥미를 느끼느냐에서 비롯된다는게 평소 나의 생각이다.

내가 감동과 흥미를 느끼고 읽어주면, 그걸 듣는 애는 같이 재미있어하는 법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의 감동이 생생하다.

 

온통 흑백으로 뒤덮인 책.

동물들이 죄다 겨울잠을 잔다.

 

 

 

그러다 하나씩 눈을 뜬다. 그리고선 하나씩 코를 킁킁.

근데 갑자기 눈위를 달린다.

동물들이 차례차례, 모두들 한 방향으로.

사실 내용도 그림도 단순하다.

 

"모두 코를 킁킁. 모두 달려요.

모두 멈췄어요.

 

모두 멈췄어요. 모두 웃어요.

모두 웃으며 신나게 춤을 춰요"

 

갑자기 뭔일인가 싶다.

특별한 표정없던 동물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웃기 시작하는데,

마지막 쪽을 넘기고선 얼마나 놀랍던지...

 

흑백의 동물들이 노란색 작은꽃 한 송이를 빙 둘러싸고 있는거다.

느닷없이 나타난 노란색 하나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겨울을 지나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 한 송이의 향기를 맡고 모두들 달려온거다.

그리고 그 생명에 기쁨과 환희를 맘껏 표현한다.

 

그림에도, 글에도 군더더기가 없다. 그림체도 소박하다.

외국 작가의 작품(미국인듯)인데, <The Happy Day>라는 영어제목보다,

<코를 킁킁>이라고 번안한 제목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내가 처음 이 책을 딸에게 읽어줄 때, 내가 너무 좋아라했을까?!

딸은 아직도 이 책을 보면 "엄마가 좋아하는 책"이라고 가져온다.

 

다시 읽어보니,

나도 문득 노란색 꽃 하나 찾으러 나가고 싶다^^

아니, 그러기엔 봄이 이미 성큼 와버렸나...?!ㅋ

애 아픈게 왜 엄마탓인가...!

2012. 2. 2. 16:45 | Posted by 조이~

세상에 얼마나 아까운 여성들이 많은지...;;

동네 친구가 남편 때문에 너무 힘들어한다. 애가 아픈걸 두고 왜 예방접종 제때 안해서 애를 아프게 하냐고, 아픈게 엄마탓이라고 볶았나보다. 
직장에서 조퇴해서 아픈 애 델꼬 병원왔다갔다 하다 집에서 재워두고 남편 때문에 서럽고 서운하고 우울해서 울면서 카톡으로 동네친구들에게 하소연ㅠㅠ

속시원히 남편한테 얘기하라고 하니, 한번 해봤는데 별소용이 없더란다. 
기껏 남편이 양보한 것이 점심도시락 싸달라고 안하기, 아기 어린이집 등원시키기, 저녁 만들어주는 메뉴대로 먹기. (양보라고 말하기도 뭐한;;;)

아픈게 왜 엄마탓인가. 애가 아플 동안, 직장다니느라 예방접종 시간 놓치는 동안 아빠는 뭘했나. 예방접종 시기를 체크하는건 왜 또 엄마일인가. 도대체 누가 정했나?!!

기본적으로 남자들이 육아와 가사를 제 일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도와주는데 이만큼 했음 됐지'라는 식의 사고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거다. 아픈 애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되니까, 애 먹일 밥을 준비해야하니까 자신의 시간을 내고 노동력을 내야한다는 사고 자체를 안하는거다. 
남자들이 육아와 가사가 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애가 아파서 밤새 칭얼거리고 뒤척여도 아빠들은 애 울음소리가 안들리는거고, 엄마들은 잠을 설치고 신경을 쏟느라 애가 낫고나면 엄마들이 몸살하는 거다. 

이 순간에도 이런 얘기를 다 하면 남편이 삐질거라고 남편 눈치보고 혼자 우울해하는 그 친구를 보면서 마음이 답답하고 쓰리다. 
세상에 아까운 이 많은 여성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화나고 슬프다.
내년부터 3,4세 무상보육을 단계적으로 확대실시한단다.
작년말 2세 이하 무상보육 실시 정책에 따라, 보육정책에 3,4세는 왜 소외되냐고 많은 사람들이 항의한 끝에 나온 정책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보육은 의무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그게 맞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를 개선하지 않은채 돈만 지원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걸까?
만0세~만5세까지의 아이들에 대한 무상보육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2012년부터 만2세 이하 무상보육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우리 딸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집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그 정책은 직장맘들에게는 불리한거예요"

현실적으로 직장맘들은 아이들을 맡기는게 쉽지 않다.
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처음에 애를 맡길 어린이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여간한 일이 아니었다. 
전화상담이나 면접상담을 할 때마다 많은 어린이집 원장들이 하는 말은, "저희 어린이집에는 대부분 저녁6시 되기전에 아이들이 집에 가요"

파트타임이나 프리랜서가 아니고서야 저녁6시에 찾을 수 있는 일하는 엄마들은 거의 없다.
물론 이들이 저녁6시 이후에는 맡아줄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된 입장에서는 한시간이 넘도록 친구 하나 없이 혼자 어린이집에 있게 한다는 것이(물론 선생님이 봐주겠지만),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직장맘 아이들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떠도는 말이다.
대놓고 직장맘 아이들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까지 전해들었다.

이제까지도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바람에, 많은 어린이집들이 전업주부 자녀들의 시간대에 맞춰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상으로는 12시간 보육제가 기본 원칙이지만, 그렇게 운영되는 어린이집은 눈씻고 찾아봐도 잘 없다. 아침 일찍 맡기고 저녁 늦게 찾으려면 눈치부터 보이고 매순간 마음졸여야하는게 직장맘들의 비애다.
이건 그냥 개별 어린이집 교사들의 문제다, 라고 치부해버릴 수는 없는 일인듯 하다.

사실 보육정책이라는 것이, 여성들의 노동과 사회참여에서부터 비롯된 요구이다.
그 요구가 보육의 공공화라는 정책이 되었고, 어린이집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된 배경이 있다. 그러나 실상 직장맘들이 매일, 매순간 초조해하고 눈치봐야하는 현실이라니... 너무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이런 현실에 대한 대책과 보완이 없이, 만5세이하의 무상보육의 전면 실시가 누구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지 모르겠다.
물론 동네 애기엄마들을 보면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이긴 하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아 지원을 받지 못하던 가구에서는 이제 보내볼까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아이들은 국가에서 키워주는게 맞다는 관점에서 보면 무상보육의 실시는 당연한 얘기이지만,
여성들의 노동과 사회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관점에서 보면 썩 달갑지만은 않은 정책이다.
원래 두가지가 충돌하는 문제는 물론 아니라고 본다.
정책을 실시하는 순서에 있어서 잘못된 점이 두가지를 충돌시키는 것이 아닐까?

단순하게 지원을 늘리는 식으로는 보육의 질 또한 개선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어린이집을 둘러싼 가장 큰 고민은 보육의 질, 안정성의 문제이다.
현재 상태에서 보육지원료를 늘려서 국가가 키워준다고 아무리 홍보해도, 결국 모든 어린이집이 내 아이를 믿고 맡길만큼 안전하고 좋다는 확신이 안들면 무슨 소용인가?!

CCTV가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효과가 있었다면 CCTV에 문제교사들의 행동이 왜 찍혔겠는가? CCTV가 있는 어린이집에서 문제가 일어나는건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CCTV만 달겠다고, 엉뚱한 데 돈 쓰고선
선거를 앞두고 일단 체감온도가 높은 직접지원을 늘리는 식은, 보육의 질 향상에도, 여성들의 사회참여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더 필요한 정책, 실질적인 정책은 뭘까?!
믿고 맡길만한 국공립 보육시설을 늘린다든지,
보육교사 인성 검증 시스템을 비롯해 보육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높이면서 보육교사 인건비를 늘린다든지, 
각종 보육시설에 대한 운영시스템을 더 꼼꼼하게 정비한다든지(서류놀이 말고)... 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들이 지금은 더 필요하지 않을까?!

무턱대고 막 지르는 식의 보육정책이 아니라,
지금 집중해야할 곳이 어디인가를 정확히 분석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한다.
케이블방송들이 아날로그방송종료를 악용하고있네요.

지난 3월에 씨엔앰 경기케이블에서 3개월동안 디지털셋톱박스 무료설치이용할수있게 해준다고 해서 셋톱박스 설치하고 무료이용했어요.

근데 막상 써보니 저희집은 별로더군요. 티비를 많이 보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메리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해지하겠다고 조금전에 전화를 했었어요.

근데 상담원이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는 내년부터는 모두다 케이블을 통해서만 시청가능한것처럼 말하더라구요;;
우리집은 HDTV라고해도 케이블을 통하지 않구서는 티비를 볼수가 없답니다. 무조건 자기네를 통해야한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비싸질거니까 지금 설치한대로 쓰는게 좋다는거예요. 얼마나 비싸지냐니까 정확한건 안나왔대요.

자칫 속을뻔 했습니다.
제가 그래도 되니까 그냥 해지하고 예전에 기본료 4,300원 내는 걸로 변경해달라니까 떨떠름하게 알았다고 하네요.

근데 찾아보니 제가 알고있었던 것처럼 HDTV는 케이블을 통할 필요가 없는게 맞네요.
그리고 아날로그방송종료도 2012년1월1일이 아니라 심지어 내년 말 2012년 12월 31일이네요;;;

케이블방송사들이 이런 식으로 말하는거, 이거 사기아닌가요?!!
자칫 아 그런가보다 하고 속는 분들도 많이 나오지 싶습니다.

기가 막혀서 방송통신위원회에 문의 및 항의를 하려 전화했더니 오늘 상담시간은 끝났다네요. 그래서 내일 전화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방통위는 이런 사항을 알고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알려주지않는게 괘씸하네요. 아님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는 무능한 곳인지도.

아이를 낳은지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나갔다.
아기 낳기 전까지는 낳자마자 출산일기를 꼭 써둬야지 결심했었는데,
낳고보니 내 몸 추스리고 애기 보기도 바빠, 한달이 훅~ 지나고나서야 그것도 며칠에 걸쳐 겨우 쓸 수 있었다.

40시간 진통 끝에 수술한 나의 출산일기를 시작한다.

7월 14일 새벽 5시 50분.
자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 화장실로 갔다.
선홍색의 피...! 아, 이게 이슬이구나. 보면 딱 알 수 있을거라더니, 이게 이슬인가 싶다.
초음파 상으로 애기가 너무 커서 예정일 전인 7월 16일에 유도분만 날짜를 잡아놓고 있었던 상황. 자연진통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왠지 전날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슬이 비쳤으니 2~3일 내에 진통이 오겠지, 그야말로 출산이 임박했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약간은 긴장되고, 약간은 설렌다.
한 2주동안이나마 열심히 걸은 덕분인지, 아님 친구의 조언에 따라 전날 15층 계단을 3번씩 걸어올라간 덕이었는지는 몰라도 이슬이 비치고 그날 가진통도 한번씩 왔다. 가진통이 와도 진통이 더 빨리 오라고 열심히 걸었다.
이제 언제 출산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퍼붓는 소나기를 뚫고 점심은 삼겹살로, 저녁은 보쌈으로 에너지 비축!!

7월 14일에서 15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진통이 시작되었다.
5분 간격 진통이 오면 병원으로 오라고 했는데... 아직 진통은 10~15분 간격이고, 아프긴 하지만 아직은 참을만 하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진통간격이 줄어들겠지. 진통이 올때마다 적어놓고 시간간격을 체크한다.
참을만하다고 해도 진통은 진통인지라 한숨도 자지 못하고 날밤을 샜다. 새벽 무렵에는 8분 정도까지 간격이 줄어들었는데, 아침이 되니 다시 10분 간격이다. 아침식사를 하는데,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진통간격은 그대로지만, 기력이 점점 떨어진다.

7월 15일 오전 11시 30분, 결국 병원으로 갔다.
의사가 내진을 해보더니 자궁문이 1.5cm 정도 열렸단다. 초음파상 추정 몸무게는 4.1kg!!
다음날 유도분만을 잡아놨으니 일단 자연진통 간격이 줄어들기를 기다려보자고 한다. 집에 가서 기다려도 되고 입원해서 기다려도 되는데, 기력이 딸리고 힘드니 입원해서 기다리는게 낫지 않겠냐고 권한다. 집에 가도 답이 없어 입원했다. 분만실 옆 대기실(?)로 가서 태동기를 달고 간격을 체크했다. 간격은 그대로 10분을 유지. 더 줄어들지 않기에 입원실로 직행했다.
입원실에서도 진통간격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된다. 강도도 여전히 참을만하지만 아프다. 편히 누워있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허리와 배로 진통이 그대로 온다. 그렇게 15일 밤도 입원실 침대 위에 앉아서 그대로 지샜다. 진통 간격 사이사이 약간씩 졸은 게 전부.

10분 간격 진통만 무려 34시간을 하고 맞이한 7월 16일.
새벽 0시부터 금식을 하고 오전 8시부터 촉진제를 맞기 시작했다.
진통이 점점 심해지고 간격도 줄어든다. 분만실 간호사는 간격에 비해 강도가 세고 한번 진통이 올 때 오래 간다고 얘기해줬다. 오전9시가 넘어 회진 온 주치의는 인사하는 나를 보더니 아직 덜 아픈가보다고 하면서 더 아파야 낳겠단다. 으~~ 난 이미 많이 힘든데...!!!

시간이 갈수록 진통이 심해지더니 갑자기 아래에서 물이 터지는 느낌이 나면서 콸콸 쏟아진다. 양수가 터졌다. 그리고나선 그야말로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진통.
태동기의 진통강도가 100을 가리킬 때마다 양수가 주룩주룩 나온다.
하지만 내진할 때마다 자궁문은 2cm 이상 잘 열리지가 않는다.
친언니도 조카 낳을 때 진통은 진통대로 하고 자궁문이 안열려 결국 수술했었던지라, 친정에선 언니와 엄마가 번갈아가며 전화를 해서 그냥 바로 수술하라고 난리다.
진통이 심해지면서 그냥 수술한다고 할까 싶은 유혹을 견뎌내는 것도 무지 힘들었다. 친정에선 분만실 밖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해서 수술하라고 얘기하고, 어떻게 할지 묻는 남편에게, 일단 12시쯤으로 되어 있는 가족면회시간까지 최대한 견뎌보겠다며 버텨보기로 했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자 분만실 간호사 한명이 커다란 짐볼 같은 걸 등 뒤에 대줬다. 아픈건 여전하지만 허리랑 척추를 받쳐줘서 그런지 그냥 누워있을 때보단 낫다.

정오가 가까워오면서 지옥이 시작됐다.
진통 사이 안아픈 시간이란 느껴지지 않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짐승처럼 포효하고 있었다. 소리지를 기운조차 없어 신음소리와 함께 하염없이 울었다.
그때까지 열심히 하던 심호흡도 더 이상 쉽지가 않았다. 숨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세상에 이런 고통이 있구나... 싶던 순간들.
이런 고통도 견디는데 뭔들 못하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엇이 그 고통 속에서 나를 견디게 했나... 참 놀랍기도 하다.

이따금씩 내진을 하던 간호사가 자궁문 열리는 걸 돕겠다고 마사지를 했다. 말이 마사지지, 한마디로 손을 넣어 쑤셔댔다. 그래도 좋다. 자궁문만 열린다면...!!
그렇게 낮 1시30분이 되었다. 3cm가 조금 넘게 열렸다는 말과 함께 가족분만실로 옮겨주겠단다.
아...! 드디어 가족분만실이다!
이 극심한 고통을 이겨내고 이제 자연분만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파도 희망이 생겼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남편과 드디어 상봉했다.
진통이 정점에 이르고 있던 나는 남편을 만남 안도감에도 불구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남편은 그런 나를 어찌할바 몰라하며 계속 주물러줬다.

4cm가 열려야 무통을 주는데, 내가 너무 아파하니까 무통주사를 주겠단다.
잘 구부려지지도 않는 몸을 무통 한 번 맞아보겠다고 있는 힘껏 구부렸다.
그리고 맞이한 무통천국의 세계~!!!
무통주사를 발명한 사람은 노벨평화상 감이라더니, 내가 줄 수 있는 상이라면 백만개는 주고 싶다. 진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순식간에 지옥에서 구출된 느낌이랄까. 그동안은 그야말로 낮은 신음소리와 고통스런 흐느낌만 하다가 이제야 남편과 대화가 가능해졌다. 웃어가며 남편과 무통을 찬양하기 바빴다.
무통주사는 한 2시간쯤 효력이 가니까 그 사이에 낳아야 된단다.
내진하던 간호사가 자궁문이 더 안열리긴 했지만 힘주는 연습을 해보잔다. 똥누듯이 항문에 힘을 주라고 해서 그렇게 하니, 나더러 골반도 좋고 힘도 잘 준단다.
소변이 차있으니 일단 화장실에 갔다오라는데 이상하게도 소변보기가 어려웠다. 결국 소변줄을 꽂고 다시 힘주기에 돌입!
그런데 힘을 줄 때엔 애기가 내려와서 머리가 만져지는데, 힘을 빼면 다시 쏙 위로 올라가버린단다. 그러면서 진통이 올때마다 힘주기를 3번씩 하란다. 그 얘기를 듣고 진통이 올 때마다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더 이상 애기가 내려오질 않았다.
그러면서 간호사가 내진을 하더니, 심지어 자궁경부가 붓기 시작했단다. 자궁이 더 열려야 하는데 붓기 시작하면 자연분만이 어렵단다. 4cm에서 더 이상 열리지도 않고.
결국 모든 조건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수술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족분만실에 무통까지 했는데, 수술이라니... 억울하다기보다는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제왕절개 수술한다고 애한테 안좋은게 아니니까...

곧바로 수술실로 향했고, 잦은 내진에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마지막으로 소독한다고 했다. 자궁경부를 쑤셔대던 그 소독이 내진보다 10배는 아팠다. 그리고 마취-.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간호사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깼다.
수술이 끝났나보다. 수술은 잘 끝났는데 내 피부가 꽤 약해져있어 피를 조금 많이 흘렸단다.
3.86kg의 여자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며 곧 데리고 오겠단다. 태어난 시간은 오후 4시47분.

우리 콩콩이, 이제는 ‘연우’라는 이쁜 이름을 가진 우리 딸과 첫 만남을 가졌다. 난 비록 움직일 수 없었지만, 간호사가 아기를 내 옆에 뉘어줬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힘들게 나온 우리 딸을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간호사가 옆에서 울면 애기 제대로 못본다며 울지 말라고 달랜다.
간호사가 아기를 내 옆에 뉘어 젖꼭지를 물리니, 아직 돌지도 않은 젖을, 그래도 엄마젖이라고 쪽쪽거리며 빨아댄다. 그 모습을 보며 얼마나 목이 메던지...
아, 엄마가 된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새까만 머리숱에 또롱또롱한 눈을 가진 우리 딸과의 첫 만남이 끝나고 나는 입원실로 돌아왔다.

태어난지 한달 남짓 된 지금, 만세 자세를 하고 내 앞에 누워자고 있는 우리 딸을 보니, 그 첫 만남의 감격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8달 동안 계속됐던 입덧, 그리고 오래고 괴로웠던 진통을 한순간에 보상받은 듯한 그 느낌, 그 순간.
모유수유도, 산후조리도 힘들고, 늘어가는 잠투정도 만만치 않지만,
무엇이 이 소중한 존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지겠지만, 그만큼 점저 더 내 인생에서 더 큰 의미를 차지해갈 우리 딸.
지금 이렇게 세상에 나와있는 아기를 보니,
어찌 생각해보면 뱃속에서의 지난 10달이 꿈만 같고, 처음 만난 날을 떠올리니 정말 새삼스럽다.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해줘야지.
이쁘고 건강하게~ 너는 딸로서, 나는 엄마로서 서로 잘 크자! 사랑해!!!



한나라당에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보영상을 제작해서 올렸습니다.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모 케이블 방송을 패러디해
<선거탐구생활-여당편>과 <선거탐구생활-후보자편>을 올렸더군요.

어떤 내용인가 싶어 보았는데,
너무나도 기가 차고 화가 나 이렇게 청원에 올립니다.

<여당편>에는
"여자는 뉴스를 바퀴벌레보다 싫어해요. 드라마는 재방, 삼방도 보면서 뉴스는 절대 안 봐요. 여자는 사실은 아는 게 쥐뿔도 없어요"라는 내레이션이 버젓이 나오고,
<후보자편>에서는
선거에는 쥐뿔도 관심없고 대박세일에나 관심있던 여자가
'백마탄 왕자님'같은 한나라당 후보에게 반해 한나라당 후보에게 반해 투표를 결심한다는 식입니다.



여성들을 비하해도 이런 식으로 비하할 수 있는건지...!!!
꼭 여성이 아니더라도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이런 식의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그 수준이 정말 의심스럽습니다.

한 인터넷신문의 기사처럼,
이 동영상들을 보니,
그동안 한나라당이 보여준 성추행당으로서의 면모, 각종 여성비하막말들이
어쩌다가 실수로 나오거나 한두명이 잘못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 보다 확실해집니다.
(얼마전엔 6.2지방선거에서 성추행 전력이 있는 후보를 공천해서 물의를 빚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이미 삭제되었는지 찾아보기 어렵네요.
다만 아래 주소를 찾았는데, 또 언제 삭제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mms://tv.hannara.or.kr/movie3/2010_05/선거탐구생활-여당편.wmv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동영상을 삭제하고말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사과해야합니다.

유권자들을 물로 보고,
특히 여성유권자들을 "무식이 통통 튀는" 이들로 매도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으면,
그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제1여당"으로서의 자격은 물론이고,
지역일꾼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은 공식 사과해야합니다!!!

* 관련 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82680&CMPT_CD=P0000

Daum 아고라

서명진행중 한나라당은 사과하라!
여성비하 홍보영상! 한나라당은 공식사과해야합니다!!

 

 

청원 원문보기

지인들을 위한 트위터 안내~

2010. 2. 8. 13:31 | Posted by 조이~
지인들에게 트위터를 소개하고 활용법을 안내해보죠^^

트위터에 참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낯선 것을 두려워하실 것 같아, 일단 다른 분이 쉽게 적어놓은 슬라이드를 갖다붙입니다^^
(아래 슬라이드는 다음세대재단 조양호 팀장님께서 만드신 것입니다)
* http://home.itcanus.net/actiontools/15451에서 퍼왔습니다.

트위터의 기본 개념과 사용방법에 대해서 아래 슬라이드가 쉽게 설명해줄 것입니다.
cf. 트위터 메인페이지 모양이 아래 슬라이드를 만들어졌을 때와 약간 달라졌네요^^;
회원가입을 하시려면 "sign up now"를 클릭하심 됩니다~

제가 생각해볼 때,
트위터를 하기에 앞서 염두해야할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트위터는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닌 동시에, 또한 대단한 것이 될 수 있다. 일단 시도하라!
트위터는 140자로 된, 일종의 채팅같은 겁니다.
그러나 특정한 개인 몇명간의 채팅이 아니라 다:다 소통이라는 점에서 다르지요.

트위터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트위터가 대단한 것이라고 어려워하거나 환상만을 품고 시작하면 지속할 수 없습니다.
혹여 그렇게 생각하고 시작한다면, 막상 시작하고 난 후 실망스러울지도 모릅니다.

물론 트위터는 어떻게 트윗(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을 말함)하는가와 팔로우하는가에 따라
그 가능성이 무한대로 넓어지기 때문에 또한 대단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직접 트위터를 해보면서 느껴도 늦지 않습니다.

위 슬라이드에서 시키는대로 일단 가입하고, 로그인하세요.

2) 자기를 드러내는 것부터~! settings
트위터 로그인하고나면 오른쪽 상단에 "settings"를 클릭~!

클릭하시면 바로 account로 들어가집니다.
거기에서 자신의 간단한 소개를 적어주세요~
이름엔 한글이나 영어, 혹은 한글(영어) 이런 식으로 적으시면 되고,
각 칸들에 써넣으시면 됩니다.

그 중 One Line Bio 라는 칸이 있습니다. 이건 자기소개 란입니다.
소개를 꼭 뭐하는 사람 구구절절 쓰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적어도 되고, 관심있는 것, 트위터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한 문장, 뭐... 그런 것들 적으시면 됩니다. 블로그 자기소개 올리듯이요.

다 채우시고 난 후 저장(save)하시면 됩니다.

그 다음에 picture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자기 사진(700k이하 사이즈)을 올리시고 나서 저장하시면 준비 완료~!

* 자기 사진에 MB OUT 달기 http://offree.net/2671

3) 중요한 것은 follow!
위 슬라이드에 있듯이 팔로우가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팔로우하지 않으면 트위터 의미가 없지요^^;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중심으로 팔로우할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굳이 고르기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팔로우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얘기하다가 마음에 안드시면 나중에 삭제할 수도 있으니까요.
위 트위터 http://twitter.com/activistnetwork 팔로워들도 좋고,
제가 팔로잉 하고 있는 사람들도 참고하세요^^ http://twitter.com/nanri/following

4) 그 다음엔 이제 대화하면 됩니다~!
대화하시면 됩니다.
단순히 광고를 하거나 일방향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트위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일방향적 발언으로는 트위터에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잘 모르겠는 것은 물어보셔도 됩니다.
트위터에 대해서 잘 모르겠으면 잘 모르겠는 부분을 물어보고,
다른 사안이나 고민들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봐도 좋습니다.
단순히 정치적 사안만 얘기하는 것보다는 정치, 문화, 일상생활, ... 무엇이든 좋습니다.
너무 심각할 필요도, 너무 가벼울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자기 트위터 홈에서 what are you doing에 빈칸에 써넣으시면 됩니다.

5) 일종의 트위터 메신저 twhirl(트월)을 이용하면 훨씬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메신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최근에 여러가지 많~이 나와있습니다.
twhirl, tweetdeck, twittle... 검색에서 찾아보시면 많겠지만,
그 중 제가 twhirl 사용해보니 괜찮더군요.

http://www.twhirl.org/ 에서 오른편에 위치해있는 "twhirl"을 클릭하면 설치됩니다.

트월은 트위터 사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며,
기존에 사용하던 MSN이나 네이트온과 비슷해서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죠.

트월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방법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일일이 찾아서 정리하기가 힘드네요^^;
* twhirl 트위터 메신저 사용하기 http://khnep.tistory.com/66

6) 트위터의 강력한 힘 "RT" (retweet)
제 생각에, 트위터의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는 바로 RT(retweet)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적은 글을 퍼트리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퍼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생각들을 함께 덧붙여 퍼트릴 수 있지요.

예를 들어, 
A가 "4대강살리기는 삽질이다"라고 쓴 글을 제가 동의하고 퍼트리고 싶다면,
그 사람 아이콘 위에 마우스 커서를 대고 RT를 클릭하는겁니다.
그냥 RT할수도 있고 그 앞에 자기의 간단한 의견을 달 수도 있습니다.
A가 글을 올렸을 때에는 자기를 팔로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그 메시지가 보였지만,
내가 RT하고나면 나를 팔로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보이는 것이지요.

참고로 한 사람한테만 말하고 싶을 때 DM(send direct message)를 클릭하시면
그 사람에게만 말할 수 있습니다. 두사람만 보는 기능이지요.

7) 그 다음은 직접 하시면서 맛보시길~!
사실 트위터를 활용하는 방법은 무한가지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트위터로 자동적으로 올라가는 방법들도 있고~
투표를 유도할 수도 있으며, (투표를 참여할 수 있는 폼도 제공함),
하여튼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이 늘어나고 있지요.
그러므로 이곳에서 다 설명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 다음은 여러분이 직접 찾아다니면서 배우시길 바랍니다.
사실 배우는 것보다 그냥 들이대시길 권합니다.
우린 때때로 배운다는 핑계로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경우가 있지요.

그럼 트위터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8) 영어가 익숙치 않은 사람들을 위한 <트위터kr>(한국형트위터)~!
온통 영어로 되어 있는 트위터가 익숙치 않은 사람들을 위해 드림위즈에서 <트위터kr>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http://twtkr.com/
이곳에서 보다 쉽게 트윗을 하실 수 있겠지요^^

9) 트위터의 여러가지 활용법들~
트위터의 활용 무한대~ 이를 위한 다양한 어플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지요.
이곳저곳에서 만나본 유용한 활용법들과 관련 페이지들을 모아봤~습니다.

* 한국 트위터 사용자 자기 소개 페이지 http://selfintro.xguru.net


* 한글 트위터 사용자 디렉토리 koreantweeters.com

자신의 관심 키워드를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팔로우~^^
혹은 맘에 드는 자기소개글들을 보고 팔로우도 되죠~

* 트위터 투표시스템 twtpoll.com
투표 만들기 입력 : Create a Poll -> 투표형식 -> 투표질문 -> 답 목록 -> 종료기한 입력

... To Be Continued....


※ 그 외 트위터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한 방법들~!
- 트위터에 문자로 글쓰는 방법 - 미투와 연동하기 http://home.itcanus.net/actiontools/15225
- 자기 사진에 MB OUT 트위리본 달기 http://offree.net/2671
- 초보용 트위터 간단가이드 http://blog.naver.com/mukilt25/120088083674
- twhirl 트위터 메신저 사용하기 http://khnep.tistory.com/66


유난히 바빴던 오늘 아침, 멀리 사는 언니로부터 급히 전화가 왔다.
"한 5분 정도 통화 가능해?"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무슨 일인데? 무슨 일 있어?"
"어린이집에서 정말 말도 안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어서 너랑 의논 좀 하려구~"

얘기인즉슨,
7살짜리 조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어제 단체로 키즈카페를 다녀왔단다. 
문제는, 그 키즈카페에서 지문을 통한 적성검사를 했다는 것이다
아이가 가져온 알림장에는 지문 적성검사의 결과지와, 좀더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고 싶은 부모들은 연락하라는 내용의 알림이 있었단다.

사전에 전혀 공지없이 키즈카페에 가서 아이들의 지문을 찍어댄 것에
언니는 참을 수 없이 화가 나, 어린이집 담임을 찾아가 항의했지만,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돼서 나에게 연락해온 것이었다.

지문을 찍는다는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냥 아이들이 미술시간에 곧잘 하는 손도장 찍기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지문은 개인이 가진 고유한 것인만큼, 그 자체로 가장 핵심적인 개인정보 중의 하나이다.

오죽하면 지난 1999년 새주민등록제도가 도입되면서
국가가 개인의 지문정보를 취득하는 것과 관련해 인권과 프라이버시 침해논란이 크게 일었겠는가.
국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 엄청났었고,
헌법소원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90년대 초반에 일본정부가 재일한국인들의 지문날인을 받겠다 하여
이에 대해 재일한국인들이 일본정부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싸움을 벌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재일한국인들의 싸움에 지지와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지문정보를 국가가 모조리 갖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지문정보는 범죄자들에게나 찍게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지문채취와 보관, 활용에 있어서는
개인의 동의와 함께 법률에 근거해야한다고 헌재가 판결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가가 보관하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되는 
지문정보를 키즈카페가 채취, 보관,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보관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이렇게 근거없이 채취, 활용하는데 보관이라도 못할 것 없다는 의심이 드는게 사실이다.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개인적으로 유용하지 못할 것도 없지 않나.

언니한테는 어린이집을 통해 키즈카페로부터 지문정보를 삭제하였음을 공식 확인하는 공문을 받으라고 조언했지만, 그걸로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린이집 한 곳이 키즈카페에 단체견학 다녀오면
적어도 30~40여명의 주민등록번호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셈이다.
이건 단순히 한두군데의 어린이집 문제가 아니다.

키즈카페에서 '유전자 지문적성검사'라는 것을 지금처럼 계속 하는 이상
우리 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 그 이상의 개인정보가
아무런 보호장치없이 무차별적으로 떠다니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민감성이 많이 떨어진다.
어린이집 담임과 원장은, "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 이상의 정보를 유출한 것이다"라는 언니의 항의를 듣고난 후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며 급히 사과했다고 한다.

키즈카페가 고의로 지문과 같은 핵심 개인정보를 채취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고의성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모르고 하는 것이 범죄로 변할 수도, 혹은 범죄에 노출시키는 방관의 역할로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검색사이트에서 찾아보니,
키즈카페가 무료로 지문 적성검사를 해준다는 것에만 흥미를 느끼는 엄마들의 글만 몇개 올라와있을 뿐이었다. 아이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생각지 못한 채 말이다.

어린이집도, 학부모들도 이렇게 불감증을 가지게 된 것은, 
CCTV로 대변되는 일상적 프라이버시 침해와,
지문날인, 혹은 PD수첩 작가들에 대한 경찰의 이메일도청이나 전교조 표적수사 등으로 대변되는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 등 
우리 사회 이곳저곳에 널린 인권침해현실에 의한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과도한 연상일까?

한번쯤 그 정보들을 다른 이들이 마음대로 들여다보는 상상만 할 수 있어도
이런 일들이 그냥 막 일어나지는 않을텐데...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한편으로는 무서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