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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과 생각의 찌끄레기들~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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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말걸기'에 해당되는 글 2

  1. 2009.07.24 새벽에 쓴 소주를 한잔하며...
  2. 2009.06.22 나에게 쓰는 편지, “이젠 널 믿을께”

새벽에 쓴 소주를 한잔하며...

2009. 7. 24. 02:26 | Posted by 조이~
이 새벽...
쓴 소주 한병과 참치 한 캔.
의도치않은 혼자만의 술 자리.

오늘 나를 짓눌렀던 것들.
그 '데인 자국들'...

아, 블로그에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쓴 소주를 한잔 두잔 마시며
그 편지를, 아니, 그 글을 대여섯번은 읽었다.

아, 그래,
꼭 잘하지 않아도 되지.
꼭 힘내지 않아도 되지.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그래, 믿자.
그래, 나를 믿자.

넌 파주에 '믿지못함'을 버리고 왔지만
아직 미처 버리지 못했구나.
아니, 버리지 못했다고 너를 질책하는 것은 아니야.

다만, 기억하자.
'믿지못함'을 버리고 왔었다는 사실을.

나의 활동에 대한 정리 및 홍보, 브랜드화,
그리고 비전에 대한 뚜렷하지 않음...

그것 역시 나 혼자 고민한다고 혹은 고민이 안된다고 고민하면서
나오는 문제가 아님을.
모든 것은 관계 속에서 나옴을.
그래서,
나는 내가 최근에 해오던 연락하고 소통하는 일을 계속 매진하는 것만이
나의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제일 중요한 지름길임을.
그리고 내가 읽기 시작한 글들을 제대로 읽어내고 나의 시사점을 찾아내는 것이
또한 그 방법의 중요한 보조도구임을.
그걸 잊지 말자.

넌 썩 괜찮은 아이야.
그 말.
나에게 난 다시 할 수 있다는 걸.
그래, 보여주자.
아니, 보여주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믿자.
나를.
그렇게 믿자.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본 적이 얼마만이던가.

아카데미 마지막날 나에게 주어진 시간.
질책이 아니라 애정을 담아,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라는.

40분의 주어진 시간 동안
내가 이곳에 버리고 갈 것 하나와,
내 자신에게 주는 편지를 쓰기 위해
우리는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침묵 속에서 자기 안으로 들어갔다.

새벽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
내 안을 들여다보기에 맞춤한 날씨.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내가 만난 것은,
개울가에 자란 이름모를 풀들.
굵은 빗방울 때문에 온 잎들이 흔들려
오히려 반짝이는 것 같이 보이던 그들.
풀들은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었다.

아, 나도 저들처럼 비를 맞아야겠구나.

우물쭈물, 겁,
의심, 냉소, 걱정,
어두움, 확신없음, 대충,
의무감, 기댐, 의존, ...

그리고
믿지 못함.

내가 버려야할 것들.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서 겁먹고 걱정하고 우물쭈물하다
아무것도 제대로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이름모를 풀들은 자기 온 몸으로 맞아내는 비로 가르쳐주었다.

그렇구나.
내가 해야할 것은, 무서워말고 비를 맞으러 가는거로구나.

내가 버려야할 것을 카드에 쓰고,
나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넌 괜찮은 사람이야.
부족한 것들이 있다고 해도 그건 부족함일 뿐이지,
그것이 너 자체는 아니야.
그런 것들이 너를 말해주고 결론짓는 것은 아니야.
존재 자체로도 소중한 것이지.
네가 있어왔던 것, 그것이 축복인걸.
때론 더디 가고, 때론 캄캄하다고 할지라도
그 순간에 매이진 말자.
넌 잘해왔고 또 잘해갈거야.
그동안 너를 믿지 못하고 충분히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해.
믿고, 아껴줄게.
주눅들지 말고 어깨를 더 펴고
걸어보자. 한발 한발 더 성큼.
그리 빠르지 않아도 좋아.
네가 더 많이 미소지으면 좋겠어.
그럴 수 있도록 더 사랑해줄게.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2009. 6. 20
비오는 날, 파주에서-


아...! 그 눈물나던 순간,
미안하면서도 고맙고 소중하던 시간을 기억하리라.

그리고 그곳의 모든 이들이 차례차례 읽어주었던
위로와 치유의 말들 역시 잊지 않으리라.
문구로서는 잊을 수밖에 없겠지만,
몸으로는, 마음으로는 기억하리라.

다시 돌아가는 나의 삶터에서,
그래, 쉽지 않겠지.
하지만,
끊임없이 되새김질하자.
그 되새김질이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것으로 끝나도록.
그렇게 전이되고, 또 지속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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