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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캔들'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5.01 인사동, 그곳의 스캔들은 싱겁더라.
영등포역 앞을 지나가다 갑자기 만난 영화관.
문득 극장에서 영화안본지가 꽤 된 것 같단 생각에 무작정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음~역시 영화는 혼자 보러가는 순간 설레이는 법이지^^!

흠... 별로 쓸만한 영화가 많아보이지 않는다.
박쥐는 기나긴 연휴동안 별로 할일도 없으니 남편이랑 같이 보기위해 남겨놔야겠고...
7급공무원은 왠지 극장용 영화는 아닌듯 보이고..
시간도 적당하니, 인사동 스캔들을 보기로 결정!
묵혀둔 문화상품권으로 표를 끊었다. 

미술품 복원과 그를 둘러싼 음모와 배신을 다룬 영화라는 것쯤이야,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출발 비디오여행만 보면 알 수 있는 것.

영화를 다 본 소감을 짧게 말하자면...
NOT SO GOOD, NOT SO BAD.
한마디로 너무 싱거웠다.

미술품 복원이라는 소재에 잠시 냉정과 열정사이의 준세이를 오버랩시켜보았지만,
그렇게 오버랩하기에는 미술품 복원의 전문적 과정은 너무 허술했다.
미술품 복제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
삐까뻔쩍하는 시설과 줄줄이 늘어놓은 약품들, 재료와 여러가지를 얻기 위해 무지하게 고생하며 애쓰는 사람들, 그리고 지리한 설명들.
아니, 설명이 지리했다기 보다는, 임하룡의 해설은 미술품 복원 혹은 복제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 과정을 설득력있게 보여주기엔 화면이 너무 부실했던 것이다. 

벽안도 복원을 위해 김래원이 직접 한 것이라곤 현미경 들여다보기, 몇번의 짧은 붓질과 컴퓨터 두드리기, 사진 찍기 말고는 글쎄... 잘 모르겠다. 
영화 속 김래원의 24시 중에 복원을 위해 쓴 시간은 5분이나 될까?^^;

복제를 위해 삼고초려로 급등장한 '박가'도 마찬가지.
땀까지 뻘뻘 흘리며 그가 한 일은 약품을 황금비율로 섞는 것.
그 약품을 다 섞고 나면 뭔가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러고나선 김래원이 스프레이로 뿌리는 것이 다였다. 박가의 약간의 설명과 함께.
그 다음 장면이 가장 실망스러웠던 장면.
정말 그렇게 되는 것이 실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스프레이 몇방울에 배접의 그림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설득력이 확~ 떨어지는 장면이라고나 할까...

영화 초반에 김래원이 "서양화는 베끼는게 어렵고, 동양화는 살리는게 어렵다"고 했을 때
준세이와는 또 다른 복원의 모습을 기대했던 것은 초큼 욕심이었구나.. 깨닫는 순간.

사건을 이어가고 엮어가는 편집의 솜씨도 너무 약했다. 
음모와 배신을 담은 영화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긴박감을 별로, 느낄 수가 없었다.
이런 경우는 크게 두가지 경우인데, 
그 장면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도 자세히 설명되거나, 
엎치락뒤치락하지 않고 너무나도 순조롭게 주인공의 의도대로 될 때이다.
인사동스캔들은? 주로는 후자에 해당하지만, 전자인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영화를 망친 것은 결말.
나름의 반전, 물론 있다.
그러나, 그 반전은 허를 찌르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좀 허탈하게 하는 반전이라고 할까.
너무나도 순조롭게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것에 허탈해하고 있는 마당이므로, 반전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거다.
게다가 이 영화에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게 김래원의 동기가 너~~무 도덕적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그 허탈은 더해진다.
바로 그 점이 영화가 끝나는 순간 영화를 지루하게 느끼게 만드는 점이다. 

그래도 이 영화가 살리는 것도 있다. 배우들.

제일 큰 수확은 엄정화의 팜므파탈!
연기를 잘 하지만, 그녀 특유의 심~한 성형수술로 인해 얼굴표정 연기가 더이상 안된다는 것에 나는 항상 안타까워했었다. 얼굴이 안움직이니...^^;; 그녀에게 파이란의 최민식처럼 주름살이 가득한 얼굴로 울어버리는 역할을 기대할 수는 없는 바.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는 기존의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얼굴 표정을 부자연스럽게 활짝 피면서 착한 척 할 필요없는 연기였으므로, 그녀의 얼굴 사정에서는 매우 다행인 점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팜므파탈 연기는 그녀에게 딱 맞는 옷처럼 자연스러웠다.
간만에 자연스럽게 느껴진 그녀의 연기였고, 나는 기꺼이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래원 역시 자연스럽게 연기했지만, 김래원은 약간 더 냉철해진 식객의 성찬 같은 느낌이었다. 이젠 그도 좀 더 달라져야할텐데...
조연들도 괜찮았다. 특히 이제 확실히 배우인 것 같은 임하룡, 영화는영화다로 존재감을 알린 고창석, 누군지 이름을 찾아보게 만든 마동석도...

인사동의 스캔들은 싱거웠지만, 배우들은 나름대로 간을 맞췄다.
아마 이 영화가 크게 흥행하지는 못할 듯 싶지만^^;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은 더 많이 발전하길~
특히 엄정화는 이제 팜므파탈의 연기를 더 많이 집중해서 해보길 강추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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