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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8 만5세이하 무상보육 확대실시, 이게 최선인가?!
내년부터 3,4세 무상보육을 단계적으로 확대실시한단다.
작년말 2세 이하 무상보육 실시 정책에 따라, 보육정책에 3,4세는 왜 소외되냐고 많은 사람들이 항의한 끝에 나온 정책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보육은 의무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그게 맞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를 개선하지 않은채 돈만 지원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걸까?
만0세~만5세까지의 아이들에 대한 무상보육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2012년부터 만2세 이하 무상보육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우리 딸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집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그 정책은 직장맘들에게는 불리한거예요"

현실적으로 직장맘들은 아이들을 맡기는게 쉽지 않다.
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처음에 애를 맡길 어린이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여간한 일이 아니었다. 
전화상담이나 면접상담을 할 때마다 많은 어린이집 원장들이 하는 말은, "저희 어린이집에는 대부분 저녁6시 되기전에 아이들이 집에 가요"

파트타임이나 프리랜서가 아니고서야 저녁6시에 찾을 수 있는 일하는 엄마들은 거의 없다.
물론 이들이 저녁6시 이후에는 맡아줄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된 입장에서는 한시간이 넘도록 친구 하나 없이 혼자 어린이집에 있게 한다는 것이(물론 선생님이 봐주겠지만),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직장맘 아이들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떠도는 말이다.
대놓고 직장맘 아이들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까지 전해들었다.

이제까지도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바람에, 많은 어린이집들이 전업주부 자녀들의 시간대에 맞춰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상으로는 12시간 보육제가 기본 원칙이지만, 그렇게 운영되는 어린이집은 눈씻고 찾아봐도 잘 없다. 아침 일찍 맡기고 저녁 늦게 찾으려면 눈치부터 보이고 매순간 마음졸여야하는게 직장맘들의 비애다.
이건 그냥 개별 어린이집 교사들의 문제다, 라고 치부해버릴 수는 없는 일인듯 하다.

사실 보육정책이라는 것이, 여성들의 노동과 사회참여에서부터 비롯된 요구이다.
그 요구가 보육의 공공화라는 정책이 되었고, 어린이집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된 배경이 있다. 그러나 실상 직장맘들이 매일, 매순간 초조해하고 눈치봐야하는 현실이라니... 너무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이런 현실에 대한 대책과 보완이 없이, 만5세이하의 무상보육의 전면 실시가 누구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지 모르겠다.
물론 동네 애기엄마들을 보면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이긴 하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아 지원을 받지 못하던 가구에서는 이제 보내볼까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아이들은 국가에서 키워주는게 맞다는 관점에서 보면 무상보육의 실시는 당연한 얘기이지만,
여성들의 노동과 사회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관점에서 보면 썩 달갑지만은 않은 정책이다.
원래 두가지가 충돌하는 문제는 물론 아니라고 본다.
정책을 실시하는 순서에 있어서 잘못된 점이 두가지를 충돌시키는 것이 아닐까?

단순하게 지원을 늘리는 식으로는 보육의 질 또한 개선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어린이집을 둘러싼 가장 큰 고민은 보육의 질, 안정성의 문제이다.
현재 상태에서 보육지원료를 늘려서 국가가 키워준다고 아무리 홍보해도, 결국 모든 어린이집이 내 아이를 믿고 맡길만큼 안전하고 좋다는 확신이 안들면 무슨 소용인가?!

CCTV가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효과가 있었다면 CCTV에 문제교사들의 행동이 왜 찍혔겠는가? CCTV가 있는 어린이집에서 문제가 일어나는건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CCTV만 달겠다고, 엉뚱한 데 돈 쓰고선
선거를 앞두고 일단 체감온도가 높은 직접지원을 늘리는 식은, 보육의 질 향상에도, 여성들의 사회참여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더 필요한 정책, 실질적인 정책은 뭘까?!
믿고 맡길만한 국공립 보육시설을 늘린다든지,
보육교사 인성 검증 시스템을 비롯해 보육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높이면서 보육교사 인건비를 늘린다든지, 
각종 보육시설에 대한 운영시스템을 더 꼼꼼하게 정비한다든지(서류놀이 말고)... 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들이 지금은 더 필요하지 않을까?!

무턱대고 막 지르는 식의 보육정책이 아니라,
지금 집중해야할 곳이 어디인가를 정확히 분석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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